소재를 제공해준 친구들 S&M에게 감사를 드디어 종강이었다. 대휘는 그간 벼르고 있던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시도해볼 날이 왔음을 직감했다. 이미 고등학생도 아니건만 왠지 너무 파격적인 스타일은 조금 부담스러웠다. 혹시나 망하면 어떡해. 대휘는 학기 중 구축된 자신의 패셔니스타 이미지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우선은 방학하고 한번 시도해보고 이상하면 개강...
지훈은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샛노랗게 물들인 머리를 긁적이며 하품을 했다. 양아치 소리 들으려면 이 정도는 해줘야지. 같은 반 꼬맹이들의 우러러보는 눈빛이 느껴졌다. 지훈은 이른바 사는 집 자식이었다. 지훈의 할아버지는 건강식품에 몸 바쳐 일한 끝에 남자 몸에 차암 좋은데 설명할 길이 없는 산수유로 대박을 터뜨렸고, 천오식품 회장직에 올랐다. 회장 손자라는 ...
우진은 오늘도 어김없이 맞은편 매장을 바라봤다. 정확히는 매장 앞에서 신나게 춤을 추며 비누거품을 내고 있는 대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부터 흥이 넘친다, 넘쳐.' 지하철역 지하상가에 터를 잡은 지도 어언 6개월. 우진은 회심의 아이템이었던 대왕카스테라를 깔끔하게 접고 한 달 전 유행템이라 추천받은 핫도그집을 열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맞은편 비누가게에...
월요일 아침, 성우는 숙취와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그래도 확실히 침대에서 자니까 좀 낫네.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게 되면서 구입한 라꾸라꾸침대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옆을 돌아보니 밤새 함께 달린 지훈이 벌건 얼굴을 하고선 바닥에 널부러져 자고 있었다. 2인용을 살 걸 그랬나.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지난 밤 음주의 원인이 된 근심거리가 생...
*제 트위터(https://twitter.com/DaehwiBookshop/status/933580716343836677)에서 글에 영감을 준 사진을 보고 오시면 더욱 좋습니다. 대휘가 오늘의 알바를 하게 된 것은 돈도 돈이었지만 다니엘의 부탁이었던 탓이 컸다. 파릇파릇한 대학 새내기인 대휘는 학교 앞 카페를 매일같이 들락거리며 사장님인 다니엘과 친해지게 ...
진영의 집은 대대로 지게꾼 집안이었다. 양반댁에 지게를 메고 장작이나 짐을 나르는 게 가업이었다. 이런 배씨 집안에 진영이란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근처 양반댁에서의 일이 끊이질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진영의 눈은 호수와 같이 깊었고 콧날은 오똑했으며, 입은 앵두마냥 작고 새초롬했다. 사슴마냥 긴 목은 처연함을 더해주었으며, 거기다 날이 갈 수록 키가 커지...
"야, 이 미친놈들 언능 인나라!" 우진은 방바닥에 누워있는 지훈과 진영을 발로 툭툭 건드렸다. 정신을 못 차리는 진영과 달리 지훈은 눈을 단번에 번쩍 떴다. 우진을 쳐다보니 이미 씻었는지 멀끔했고 방도 다 정리되어 있었다. "와, 박우진 완전 깔끔하네. 일등 신랑감!" 우진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웃는 지훈의 얼굴에서는 붓기나 숙취라는 걸 찾아볼 수가 ...
"대휘야, 흥신소에 할로윈이 웬 말이고." 우진은 마법사 모자를 쓰고 망토를 두른 채 사무실 여기저기에 호박 장식을 하고 있는 대휘에게 말했다. "형, 여기는 형네 흥신소임과 동시에 내 촬영지이기도 하다고요. 모처럼 할로윈인데 이렇게 칙칙한 데서 방송할 순 없어!" 똑부러지는 대휘의 말에 우진은 별다른 대답을 찾지 못하고 멍하니 대휘를 바라봤다. 우진빌딩 ...
민현은 어느새 아이돌 6년차로 다른 멤버들과는 내공부터가 달랐다. 아무리 이전 활동이 성공적이지는 못했다고 해도 6년이라는 활동 경험은 절대 무시할 것이 못 됐다. 그래서인지 민현보다 형인 데다 리더인 지성도 조언을 구하는 일도 많았다. “민현아, 형이 리더긴 하지만 네가 경험도 더 많고. 앞으로 많이 도와줘. 알았지?” “형, 저도 많이 도울게요. 너무 ...
다니엘은 자신이 11인 안에 들 거라곤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핑크머리로 기합을 넣고 시작했지만 초반부터 상위권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게다가 중간에 불미스런 일도 있었다. 그랬던 것이 열어줘에서 허벅지 쓸기가 화제가 되더니 최종적으로 1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에 반해 지훈은 윙크 한방에 처음부터 상위권을 유지하며 거의 데뷔 확정이나 다름없는 대접을...
수업이 끝나고 네 명은 카페에 모였다. 지난 주에 번호를 교환한 후로 처음으로 가지는 정식 모임이었다. 가는 내내 진영은 대휘를 뚫을 기세로 쳐다봤고 그 시선을 고스란히 받으며 대휘는 우진의 옆에 꼭 붙어서 걸어갔다. <문화와 예술>의 조별과제는 바로 주변의 예술인들을 인터뷰하여 발표하는 것이었다. 우진의 느낌상 이건 너무 유명해도 안 되고, 또...
"우리랑 같이 할래요? 우리도 둘인데." 지훈이 대휘와 함께 있던 우진에게 말을 붙였다. 이번 팀플은 4명이 자유롭게 조를 짜서 진행해야 하는 탓에 진영과 함께 다니던 지훈에겐 나머지 두 명이 필요한 터였다. 지훈과 진영은 모두 사체과에 사실 이번 교양과목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렇기에 희생양이라 하긴 뭐하지만 자신들을 보필해줄 그런 존재가 필요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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